김기덕 감독이 3년의 침묵을 깨고 제작한 영화 풍산개
차라리 그 침묵을 깨지 말았어야 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3시간, 그 분의 여자를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은 윤계상
그 분의 여자로 등장하는 김규리
대사 하나 없이 내면연기만 펼치는 윤계상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것 같은데, 글쎄...
휴전선을 넘나들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3시간 만에 무엇이든 배달하는 윤계상
설정 부터가 억지스럽고 과정은 황당하기 짝이없다.
무슨 장대 높이뛰기 선수도 아니고 철조망을 작대기 하나로 넘나들며
지뢰 정도는 우습게 피해간다.
남북을 넘나드는 설정은 JSA를 연상 시키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김규리와의 관계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생각나고
액션은 아저씨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다.
윤계상이 골방에 남과 북 출연자 모두를 가두고 싸움을 시키는 장면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으며
자본주의에 쩌든 우리들을 풍자하는 도구로 김규리는 죽게되고
윤계상은 그 동안 쉽게 넘나들던 휴전선에서 의미없는 죽음을 맞이한다.
오늘 하루 동안에 200mm의 비가 왔다고 하는데
그 빗속을 뚫고 극장에 간 노력이 아깝고,
표를 예매한 돈이 아깝고,
영화를 관람한 시간이 아깝다.
윤계상의 열연이 빛나는듯하다가 그 빛이 스토리에 묻히는 것 같아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