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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s 도서 리뷰/자전거

자전거에 텐트 싣고 규슈 한바퀴


자전거에 텐트 싣고 규슈 한바퀴 / 오동명 / 오차담


책이 도착하기 전에 정말 많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 내 기대와는 조금 다른 책 이었다.

보통 자전거 여행 이라고 하면 고생길의 시작이며 고행의 시간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관광책자도 아닌 것이 여행기라고 하기엔 좀 많이 부족한 어정쩡한 책이다.


차로 미리 답사를 다녀오는가 하면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떠나는 여행이라는 대목도 몇 번 언급하여 나로 하여금 당황스럽게 만든다.

요즘은 여행기가 많이들 이런 식으로 나온다지만

이는 마치 어렸을 적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고 있던 시기에

부모님이 선물을 머리맡에 가져다 놓는 장면을 목격한 것처럼 내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이러한 이유에서 책에 몰입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솔직히 말해 마지못해 읽는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여행 중간에 소소한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이미 나는 책에서 흥미를 잃은 뒤였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아니다. 아니다."하고 자주 언급되는 장면에서

차라리 말하지 않으면 좋았을 것을 글쓴이의 "연륜"이 아닌 "연세"가 느껴지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나도 자주 등장하는 온천리뷰는

"책의 제목을 잘 못 지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에도 시선을 끄는 대목은 있었으니...

여행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커피로 그린 지도와

반전처럼 등장하는 에필로그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가장 공감이 가는 대목은 경비를 아끼다가 한 번쯤은 통쾌하게 써볼 것을 권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17,000엔을 들여서 일본전통여관에서의 하룻밤에 투자했다.

정성을 들이고 또 정성을 담은 대접은 여행에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수 있다.

여행 중 자신의 발이 되어준 자전거에 "자자"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좋은 경치 앞에서 자자에게 손잡이를 돌려 보여주는 장면은 나로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다.

답사를 거쳐서 작성한 여행기인 만큼 지도가 정교하고 유용한 정보도 많이 담겨있다.

'규슈' 여행을 앞 둔 여행자라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내 자전거는 아직도 이름이 없는데... 부끄럽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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