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테트리스 같다.
동전을 넣으면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광대가 나와 춤을 추며 게임 방법을 알려준다.
게임이 시작된다.
흥겨운 멜로디와 천천히 내려오는 블록들,
첫판에 게임오버 될 일은 없다.
칸을 채워 없애기에 좋은 모양의 블록들이 계속 쏟아진다.
한 번의 실수로 빈틈이 생기기 시작하고,
맞춰놓은 틈 사이로 뜻하지 않은 모양의 블록이 내려온다.
점점 신경이 곤두선다.
흥겨운 음악이 나를 재촉하고 빨라진 블록의 속도가 판단을 흐려 놓는다.
'빈틈없이 블록을 채우기만 하면 돼. 어떻게든 칸을 채워 없애자.'
한 번에 하나씩 없애기엔 내 맘 같지 않은 모양의 블록들이 쏟아진다.
칸은 사라지지 않고 블록들은 차곡차곡 쌓이기만 한다.
긴 막대기, 그놈만 나오면 한숨 돌릴 수 있으련만.
손가락을 재촉하는 요란한 음악 소리, 빨라진 속도, 반 이상을 갑갑하게 꽉 채운 블록들,
여기저기 어지럽게 쌓여만 가는 블록들이 마치 나의 인생같다.
게임오버 당하지 않으려면 언제든 요긴하게 쓰이는 긴 막대 모양의 블록처럼,
한 숨 돌릴 여유를 찾아야만 한다.
잘 지내나요, 청춘 / 장은석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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